AI 교과서 도입 진통있겠지만... 교육개혁 두려워해선 안돼"
이형세 한국디지털교육협회 회장
"에듀테크, 맞춤형 교육 실현 효과적
교육 소외계층에도 나은 환경 제공
학내 인프라 구축에 속도 더 내야
디지털 교육 전환, 입시도 바꿀 것"
이형세 한국디지털교육협회 회장이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테크빌교육 사옥에서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혁신적인 교육 정책에 모든 수요자가 동참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무언가를 바꾸려고 한다면 진통이 따르기 마련이고, 이를 어떻게 극복해 나가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0일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한 이형세 한국디지털교육협회 회장은 공교육 현장의 에듀테크 도입과 관련한 자신의 의견을 이같이 밝혔다.
아직 학교 내 인프라가 충분히 구축되지 않아 시기상조라는 우려도 있지만 교육 개혁을 두려워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 회장은 디지털 시대가 이미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암기보다 창의력을 길러줄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인 맞춤형 교육을 실현해 나가는데 에듀테크를 활용한다면 매우 효과적일 것"이라며 "풀어야 할 과제는 있겠지만 이해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길을 넓혀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디지털교육협회는 지난 2001년에 설립된 교육부 소관 기관으로 국내·외 학교 현장에서 에듀테크를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맡고 있다. 테크빌교육의 대표이자 국내 이러닝(e-Learning) 산업의 선구자로 꼽히는 이 회장은 지난해부터 한국디지털교육협회 회장을 맡았다. 정부 부처와 에듀테크 업계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하는 자리다.
이 회장은 지난해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임명된 이후 에듀테크 관련 정책에 속도가 붙고 있다며 반색하는 모습을 보였다. 단순히 에듀테크를 활용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교육 현장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의지가 돋보인다는 평이다.
이 회장은 "학생 맞춤형 학습을 목표로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 교사 디지털 역량 강화 등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는 게 체감된다"라며 "현시점에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자, 시대를 앞서가는 정책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교육부는 2025년부터 수학·영어·정보 교과에 AI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 내후년까지 현장에 디지털 기기를 보급하고 무선 인터넷망을 구축하기엔 무리라는 우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현재 방안대로 AI 교과서를 도입하기 위해선 약 170만대의 디지털 기기가 필요한데 이미 150만대의 기기가 보급돼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일단 20만대만 추가 보급하면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디바이스가 보급된 경우에는 AI교과서를 구동하기 위한 사양이 구비돼있는지 점검하고, 학교에서 무선 인터넷망을 확보할 수 있도록 부지런히 속도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에듀테크 도입으로 오히려 교육격차가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에게 일종의 디지털 치료 형태로 보완해주는 기술은 이미 꽤 개발되어 있다"고 답했다.
이 회장은 "AI교과서가 도입되는 수학과 영어는 사교육비 지출이 높고 학습 격차가 많이 벌어지는 과목"이라며 "AI 튜터링 기능과 맞춤형 학습이 지원된다면 교육 소외계층도 지금보다 나은 환경에서 학습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 회장은 교육의 디지털 전환이 향후 입시제도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학생들의 문제해결 능력과 창의적인 사고 등을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이 수능 이외에 있는지가 우리에게 당면한 문제"라며 "하루 아침에 바꿀 수는 없겠지만 점진적이고 과감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만 그 시작을 이끄는 건 디지털교육이 될 것"이라며 "디지털 교육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입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전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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